아이돌의, 아이돌을 위한, 아이돌만의 축제, SBS가요대전


SBS 가요대전을 보다가 결국 꺼버렸습니다. 이건 뭐, 더 이상 봐도 시간 낭비만 할꺼 같았네요.

가요를 좋아하고 노래 듣는걸 좋아하는 나에게 연예대상보다는 아무래도 가요대전이 더 친숙한 것은 사실.
그래서 SBS를 시작으로 올해의 가요대전 역시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본 바로는 올해 SBS 가요대전은 그냥 그저 그랬다.
딱히 남는 무대도 별로 없는, 그저 산만한 무대.
아니, 솔직히 '최악의 무대'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아예 내년부터는 '아이돌대전'이라고 이름을 바꾸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지금까지(즉 2PM 무대까지) 봤을 때, 그나마 가장 나았던 무대가

2AM+다비치
태우+종현+K Will+준수(2PM)
브라운아이드걸스

이렇게 세 개라고 생각한다.

우선, 2AM+다비치
진짜 올해 가요대전에서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보기 힘들었던 발라드 곡이었다.
무슨 가요대전인데 죄다 댄스곡이냐-_-
'가요=댄스'라는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죄다 댄스곡만 나오는건지, 보는 내내 현란한 빔 때문에 어지럽고 두두두둥 거리는 반주때문에 정신사납고, 게다가 춤도 비슷비슷하고.
발라드를 조금 더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 채 5분도 되지 않았던 이 두 그룹의 조합은 진짜 감격의 눈물이었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두 그룹을 보여줬더라면 더더욱 좋았을 것 같지만 SBS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으니-_-
'친구의 고백' 부분에서는 초반에 다비치 분들의 화음이 약간 맞지 않아서 어색하긴 했지만 금방 조화를 이뤘고, '8282'는 뒤 이어서 나온 노래인 만큼 화음이라던지 모든 부분에서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특히 창민아... 너 왜 8282를 여자키로 그대로 갖다 부르니 너 남자야 ㅋㅋㅋ
아무튼 역시 다비치분들 가창력 엄청났고 2AM도 그에 못지않은 가창력을 빛내 주었으니,
아아 통재라 제발 이런 발라드 무대좀 많이 보여달란 말이다.

그리고 태우+종현+K Will+준수(2PM)
이건 뭐...ㅎㅎ 두말하면 잔소리. 최고의 보컬들이 모였으니 최고의 화음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여기에 팬심 조금 더 보태서 창민군도 들어갔더라면 더더더더더욱 좋았을텐데 진짜 아쉽다.

마지막으로 브라운아이드걸스
우선 2AM도 나온다길래 '아브라카다브라'를 부를 줄 알았다. 게다가 Sign은 앞서서 남자 아이돌 가수들이 이미 한번 불렀기 때문에. 하지만 예상밖으로 나온 Sign... 게다가 이 노래를 그렇게 각색할 줄 몰랐다. 진짜 예상 밖이었고 컨셉이 너무 최고였기 때문에 입 쩍 벌리고 볼 수 밖에 없었던 무대.
뱀파이어라는 컨셉이 이렇게나 잘 맞아 떨어지는 그룹은 또 처음이었다. Sign 노래가 원래 갖고 있는 약간 슬프면서도 애절한 멜로디가 뱀파이어라는 컨셉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무대.
일단 화장이라던지 무대 구성이라던지 이런 부분에서도 최고의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다. 단 한 곡의 노래였지만 이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는 쉽지 않은데, 그걸 보여준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2AM과의 합동 무도회도 단연 일품이었다.
근데 왜 브라운아이드걸스는 한곡밖에 안하는건데. 바로 뒤에 공연한 2PM은 몇곡을 불렀더라.......
무대가 너무 짧아서 아쉬운 그룹.


이 세 무대를 제외하고 아쉽게도 다른 부문에서는 정말 기대 예상의 실망이 많았다. SBS 선전을 엄청 근사하게 해서 정말 볼거리가 많고 기대도 많이 했는데, 이건 정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

우선, 이게 가요대전이지 아이돌 대전이냐. 하는게 가장 큰 불만이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이 최정상의 인기를 달리고는 있지만 발라드 가수도 엄연한 가수이고 엄연히 히트 친 곡이 많다. 우선 김태우씨!!!! 그리고 K Will은 왜 합동 무대밖에 안펼치는건데. 발라드 가수는 가수도 아니냔 말이다. 또 윤하, 아웃사이더, 박효신 등 국내 최고의 가수들은 대체 왜 왜 왜 안불렀니 응응???
99.9%의 무대가 아이돌 가수의 퍼포먼스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 남자 아이돌 가수들끼리 춤 배틀이 붙고, 성별을 바꾸어 다른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와 춤을 하고.. 이게 무슨 연말 가요대전이란 말인가. 이건 그냥 인기가요에서 볼 수 있는 연말 결산의 확장판이라고 하는 편이 훨씬 낫겠다 바로 이말이다.
엄연히 '가요대전'은 모든 연령층,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무대여야한다. 아이돌을 사랑하는 10대, 20대, 그리고 그 이상의 '팬'들을 위한 무대가 아닌, 팬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오직 팬을 위한, 아이돌을 위한, 아이돌만으로 구성된, 그런 가요대전이 아닌가. 어찌 이를 가요대전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 이름이 아깝다. 진짜 아까워.

그리고 두번째. 이게 가요대전이니 아님 2PM 콘서트니?
나도 솔직히 2AM을 좋아하기에 2PM 역시 함께 좋아하는 Oneday팬이지만. 이건 진짜 너무하더라. SBS측에서 (당연히)요구했기에 그런 무대를 구성했겠지만... 오늘 시작부터 끝까지 2PM이 나오지 않은 무대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수가 한 무대에만 집중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수많은 무대를 이끌어가다 보니까 무대 퀄리티가 떨어지는건 당연지사.
가장 처음 나왔던 팝송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분명 내가 아는 2PM은 그래도 어느정도 노래도 부르는 그룹인데 그건 정말 아니었단 말씀. 곡선정도 잘못했고, 화음을 미처 맞출 시간조차 없었던 건지 멤버간의 화음도 정말 불협화음이었다. 음정도 불안 불안했고. 그땐 얘네가 왜 이러나 했었는데 뒤로 갈 수록 그 이유를 알 수 밖에 없었다. 그 많은 무대를 소화하려니까 당연하지.
그리고 정말 어이없었던게, 아주 깜찍하게 볼터치를 한 우영군이 카라의 'Mr.'를 부르고 그 다다음 무대에 티아라의 'Bo Peep Bo Peep'으로 또 등장하는거 보고 진짜 할말을 잃었다. 무슨 가수가 노래 하나 부르고 들어가서 옷만 갈아입고 한 텀만 쉬고 다시 등장한단 말인가. 아주 우려먹으려고 작정을 한 티가 팍팍 났다. 암만 댄스가수라도 수많은 걸 그룹들의 춤, 그리고 노래 가사를 다 외우기는 쉽지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는 대단하긴 하지만. 보자 준호군도 'Sign'과 'Bo Peep Bo Peep'에 등장했었다. 정말 2부는 2PM이 없었으면 가히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로 거의 모든 무대에 등장했었고, 심지어 이건 무슨 카드 돌려막기가 아니라 멤버 돌려막기인건지-_-
한마디로 황당했다. 그리고 대체 2PM 멤버들은 쉴 시간이 있었을까. AAA 안무도 바꿨고, '기다리다 지친다'도 새로 무대를 선보였고, 'Heartbeat'도 끝나고 좀비 무대 더 선보였고. 이거 준비할 시간도 벅찼을 텐데, 다른 아이돌 가수들과 함께 합동 무대라. 하하하하하.
대책이 안서는 SBS로구먼.
하지만 마찬가지로 2PM과 JYP도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무리였고, 그걸 충분히 직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하지 않고 진행했다는 것은... 무턱대는 자신감이었던건지, '2PM'이라는 네임벨류에서 오는 파급력을 믿었기 때문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히 거절 의사 혹은 무대량 조절 가능성을 두고도 아무런 제재도 없이 SBS측이 요청한대로 했다는 것은... 분명 2PM과 JYP측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커버 가능했다면 이런 말은 절대 하지 않겠지만, 커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부분.

개인적으로 Heartbeat 끝나고 좀비 안무는... 좀 에러라고 생각한다. 너무 잔인했다. 새벽 00시 30분 경에 그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 중에는 10대가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조금 더 뒀으면 했다. 스페셜 엔딩이라서 기대도 잔뜩 했었는데, 스페셜하긴 하지만 내가 바라던 스페셜은 이게 아니었다고-_- 왜 서로 짓이기고 찢고 그러는건지.. 아무리 좀비엔딩이라지만 이건 조금 정도가 지나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메라는 왜 그따구인건지 하아.. 가수들이 잠도 줄여가면서 엄청나게 열심히 준비한 무대인데 무대를 안보여주고 풀샷만 보여주고, 다른 가수들만 보여주고.. 내가 카메라 감독이라도 저거보단 잘 찍겠다 라고 수백만번 생각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가요대전에 엄청 실망했다. 한 그룹의 지나친 남발, 퍼포먼스에만 집중된 무대, 특정 연령층만 노린 전반적인 구성은 연말에 모든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가요대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만 가수냐! 댄스가수만 가수냐! 발라드 가수도, 솔로 가수도 가수다, SBS야!!!

by 에버 | 2009/12/30 00:57 | others | 트랙백 | 덧글(9)

아기자기한 장난감이 된 것만 같았던 그 곳, Conan



친구와 간만에 홍대에서 만났다. 원래 계획은 돈부리를 가는 것이었으나.. 둘다 심한 길치인 관계로-_- 헤매다 보니 어느새 구석 구석을 다니고 있었고, 배가 너무 고픈 친구와 나는 근처에 있는 가장 이쁜(!) 카페를 가기로 결심. (하지만 이쁘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은.) 그래서 발견한 곳이 바로 이 곳. Conan

앗 생각해 보니 왜 이름이 Conan인지 여쭈어 보질 않았다; 아마도 고양이 이름이 아닐까.
실은 그 고양이를 보기 전에는 어엇 코난이다!!! 라면서 일본 만화를 떠올렸지만.. 분위기상 그건 절대 아닌거 같았고;
여기에는 주인 언니 외에 아주 아주 아주 하얗고 이쁜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수줍음도 별로 타지 않고 왔다 갔다 그러다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는, 진짜 진짜 이쁜 고양이가!!! 하지만 요 녀석도 초상권이란걸 아는지 사진기를 들이대니까 사라지더라 ㅋㅋ

아기자기하다. 여느 홍대의 카페처럼. 수많은 아기자기한 장난감과 다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아기자기한 장난감과 각종 장신구들.


벽을 장식하고 있는 토끼와 곰돌이들. 안돌아보면 뭔가 삐질듯한 인형들은 아무래도 볼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주인 언니의 전용 공간.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카운터 겸 부엌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Conan이란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 요 카운터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창문쪽에 주르르륵 나열되어 있는 귀여운 장난감들. 하나 하나 다 인사를 하고만 싶었다.

아 참. 4시가 다되었지만 나와 친구님은 아직 점심도 드시지 못한 상태!!! 황급히 먹을거리를 주문했다.
그러니까 나와 주시는 음식 공구(?)세트 ㅎㅎ
얘네도 어쩜 이리 귀엽냐면서 친구님과 또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작은 것 하나 하나 즐거워하고 기뻐할 줄 아는 10대 소녀처럼. 하지만 이 당시 우린 비루한 대한민국 20대 마지막 학기에 허덕이는 학생이자 취업준비생이었지만^^^^^^^^^^^ 잠시만이라도 고등학교, 급식을 먹을 당시를 추억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친구의 버섯 돈까스...였나? 아무튼 돈까스인데 버섯도 같이 나오고 양파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저 감자튀김! 아주아주 푸짐한 돈까스에 유독 달달한 소스. 그리고 버섯과 양파의 향이 어우러져서 맛있었다 :D 게다가 적지 않은 양(이지만 다 먹었지롱). 친구님 돈까스 반을 내가 다 뺏어먹었다는 후문.

실은 나는 밖에 나오면 밥종류를 잘 안먹는다. 집에서 실컷 먹는데 나와서도 또 먹어야해?!가 나의 신조이지만... 이 날은 친구님의 돈까스를 제외하곤 메뉴판은 다 밥이었다. 궁금하기도 해서 시켜본 참치...머시기 볶음밥-_- 아 이 기억력의 한계란.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게 군침이 쓰읍 돌았다. 근데, 근데, 근데... 음식이 나오고 나와 친구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실은... 이게 1인분이라고??!!! 였다는 사실. 3인분이라고 해도 믿을꺼 같았다. 언니 밥 양이 너무 많아요 ㅠㅠㅠ
결국 친구와 둘이서 열심히 열심히 열심히 먹었지만 고작 1/3 조금 넘게 먹을 수 있었다 ㅠㅠㅠ 밥 남기는걸 끔찍히도 싫어하는 나지만..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어서 남겼다.
맛은 깔끔했다. 보이는 것과는 달리 볶음밥 특유의 기름기도 생각보다는 덜했고, 재료도 나름 튼실했다. 무엇보다도 난 밥 위에 올라간 저 김! 김! 김!!!이 너무 좋았다. 그래, 역시 볶음밥의 생명은 김이라고!!!

아, 물을 놓는 깔개. 너무 귀엽지 않은가!!! 저 멍멍이가 마치 날 향해서 꼬리라도 흔들꺼 같은 기분에 또 실실 쪼개버렸다.

음 런치타임에 가면 나름 싸게, 그리고 후식까지 먹을 수 있다는 기쁜 소식도! 아쉽게도 나와 친구님은 런치보다는 늦은 시각에 도착을 한 탓에 후식까지는 즐길 수 없었다.


스아실, 이 카페는 한적한 곳에 있다. 라기 보다는 골목 끝에 있어서 그런지 손님이 많이 없었다. 덕분에 친구와 나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둘이서만 마치 전세를 낸듯한 기분으로 신나게 수다를 떨 수 있었다. 보통 좀 유명한 카페나 식당을 가면 목소리도 크게 말해야 하고 이만 저만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여기서는 정말 이 세계에서 우리 단 둘이만 있는 것처럼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그 사실만으로도 정말 너무 기분 좋은 카페였었다. 특히나 큰 소리로 목소리를 내면 금방 목이 상해버리는 나처럼 성대가 약한 아이에게는..(으응?) 한적하면서도 평화로운 장소.
저녁이 되니까 밖에 있던 장식용 나무가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내 줘서 한층 더 분위기가 고조. 아 이럴 때는 친구가 아니라 남자친구가 옆에 있어야 하는건데, 라면서 둘다 투덜투덜. 우린 뭐냐고, 언제쯤 남자친구와 함께 이런 곳을 방문할까 라면서 또 투덜투덜. 인생은 그런거라면서 또 투덜투덜.

아무튼 한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곳. 하얀 고양이가 반겨주고 수많은 장난감이 환영해 주는 곳. 인상좋고 부드러운 주인 언니가 환히 웃으면서 인사해 주는 곳.
홍대 Conan에 댕겨왔습니다!

by 에버 | 2009/12/15 21:42 | foods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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